자동차 판금과 덴트는 어떻게 달라요?

1. 망가진 차를 고치는 두가지 방법


판금과 덴트. 사고를 '부분적'으로 수리하는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이 둘은 중고차 가격 하락에 대한 영향이 거의 없고 교환보다 수리비가 저렴해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적잖은 차이가 있고 작업 과정도 완전히 다르다.

자동차 운전자가 사고가 나면 우선 차를 깔끔하고 제대로 고칠 수 있는 정비소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정보 탐색 과정에는 결코 적지 않은 시간과 수고가 투입된다. 수리를 마친 후에는 수리비라는 금전적인 대가도 치러야 한다.

그렇게 사고 이전의 상태로 차를 복원시켰다고 해도 끝난 게 아니다. 사라지지 않는 흉터처럼 '사고차'라는 수식어가 폐차 때까지 따라다니기 때문. 게다가 이는 그 차의 중고차 가치를 떨어트린다. 이처럼 자동차 사고는 끝없는 경제적 손실을 수반한다. 결국 우리가 자동차 사고를 무서워하는 건 '사고 나면 돈이 깨져서'가 이유의 큰 몫을 차지한다.

이를 피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으로 수리를 최소화하게 된다. 수리의 범위와 작업이 커질수록 중고차 가치 하락이 심하고 수리비도 많이 드니까. 요컨대 패널을 통째로 교환하면 돈이 더 많이 들고 볼트 푼 자국 탓에 사고차가 되어 버리니 최대한 조금 수리하는 거다. 그래서 운전자들은 '교체'보다는 '판금''덴트'를 선호한다.

이 둘은 교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리비가 저렴하고 중고차 값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완전히 다르다. 아울러 판금은 가능한데 덴트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둘 간의 차이를 알면 사고가 났을 때 내 차의 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정비사에게 주체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판금과 덴트는 도대체 뭐가 다른 것일까?

2. 텐트란?

덴트는 칠 손상 없이 움푹 들어간 철판을, 원래대로 밀어 올리는 작업을 일컫는데 까다로운 덴트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판금의 사전적 의미는 '변형된 금속판을 다시 가공해 원래의 모양으로 회복시키는 수리 방법'이다. 이렇게 따지자면 덴트는 판금의 하위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 정비 현장에서 판금과 덴트는 공통점이 없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통한다. 가장 큰 차이로 판금은 페인트를 뿌려 칠하는 과정이 포함되지만 덴트에는 이러한 도색 과정이 없다. 결국 칠이 벗겨질 정도의 사고라면 덴트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유는 덴트의 작업 과정을 이해하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문짝이 찌그러졌다고 치자. 도색은 멀쩡하지만 철판이 움푹 들어갔다. 움푹 들어간 철판을 다시 밀어주면 감쪽같이 원래대로 복원될 것이다. 덴트는 이런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찌그러진 패널 안쪽에 덴트 전용 도구(보통 길쭉한 철제 막대가 쓰인다)를 집어넣어 사고 부위를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수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이 적게 들고, 작업 비용도 패널 당 3~20만원에 머물 만큼 저렴하다.

이런 경우 덴트로 완전한 복원이 안 된다. 칠이 벗겨졌고 철판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도색 과정이 없기에 만약 칠이 조금이라도 벗겨졌다면 덴트로 수리가 안 된다. 아울러 눌린 패널을 그저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이기 때문에 철판이 찢어졌거나 이완되었다면 덴트로 복원이 불가하다. 또 패널 끝부분이나 보강재가 덧대어지는 쪽은 덴트를 위한 장비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덴트가 불가하다. 이런 이유로 보닛은 덴트가 어렵다. 따라서 덴트로 수리할 수 있는 작업 범위는 무척 제한적이다. 칠이 벗겨지지 않아야 하고, 철판도 온전해야 하기에 조건이 까다로운 것이다.

3. 덴트보다 까다롭고 복잡한 판금

판금은 철판을 이어 붙이거나, 용접하거나, 퍼티를 바르는 작업이 들어가므로 과정이 복잡하다.

 

반면 판금은 덴트로 복원이 안 되는 손상 부위도 작업이 가능하다. '도색' 작업이 무조건 포함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철판이 찢어질 만큼 심하게 훼손되었어도 판금이 된다. 찢어진 부위에 이른바 '빠데'로 통하는 퍼티(putty)를 바르거나, 해머로 때리거나, 용접하거나, 다른 패널의 일부를 붙일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판금은 덴트보다 작업의 범위가 큰 경우가 많고 과정도 복잡하기 때문에 수리비가 높은 편이다. 적게는 패널 당 10만원부터 사고 유형과 차종에 따라 비싸게는 100만원 가까이 부르는 업체도 있다. 이때는 오히려 패널 교환이 더 저렴하게 먹히기도 한다.

패널 교환 또는 교체는 애마를 '사고차'의 범주에 들게 만들지만 부분도색은 이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운전자 입장에서는 교환보다 판금이 유리하다. 시장에서 일종의 '부분도색'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중고차 값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으므로. 그래서 당장 수리비가 좀 더 들더라도 교환보다는 판금이 낫다. 반대로 정비공들은 판금 작업이 까다로우니 손상 부위가 어지간히 작지 않은 이상 교환을 권한다. 판금은 작업자의 능력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교환은 새 패널을 볼트 몇 개 탈부착해 갈아 끼우면 그만이니까.

어쨌든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가장 유리한 수리 방법'을 나열하면 덴트-판금-교환 순으로 정리 된다. 따라서 만약 당신의 차가 사고로 망가졌다면 덴트와 판금의 차이를 숙지해 이 지식을 바탕으로 적합한 수리 방법을 찾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유리한 건 덴트나 판금 따위가 아니라 아예 사고를 내지 않는 거라는 사실도 잊지 말도록 하자.

사고는 나만 조심한다고 해서 나지 않는 게 아니라고들 하지만, 내가 조심한다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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