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이 되는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의 MDPS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의 대세는 전기 모터가 조향을 돕는 EPS(MDPS). 전통적인 유압식 파워스티어링(HPS)과 달리 엔진 힘을 깎아먹지 않고 유지보수까지 유리해 장점이 많다. 아울러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나 자동운전 시스템의 구현을 위해서도 필수처럼 여겨진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MDPSMotor Driven Power Steering의 준말이다. 문자 그대로 모터로 구동하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일컫는다. 사실 업계에서는 MDPS보다 EPS(Electric Power Steering)라고 통칭한다. 최근 들어 현대와 기아가 이를 'MDPS'라는 이름으로 보급함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쪽이 익숙하게 느껴질 뿐이다. 따라서 이 기사에서는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을 MDPS 대신 EPS라고 부르기로 한다.

EPS에 대한 부정여론의 대부분은 조향감과 직진성에 관한 것이다<이미지 출처: 네이버>

현대와 기아의 EPS 시스템인 MDPS.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결코 따스하지 않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지겹도록 욕을 먹는 게 바로 MDPS니까. 사실 이런 아픔은 현대, 기아만 겪고 있는 게 아니다. EPS를 도입한 여러 메이커들도 그에 따른 부정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압식에 비해 조향감이 나쁘고 직진성이 떨어진다는 게 운전자들이 못마땅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은 EPS 시스템을 고집하고 있다. 이제는 EPS가 탑재되지 않은 차를 찾는 게 어려울 지경이다. 현대를 예로 들면 제네시스 쿠페(HPS)와 에쿠스(EHPS) 외에 EPS가 적용되지 않은 모델은 전무하다. 그렇다면 어떤 장점 때문에 EPS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걸까?

1. 필수가 된 파워스티어링 시스템

EPS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아야 한다.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 운전대의 무게를 가볍게 해 운전을 편하게 하는 걸 목적으로 삼는다. 예전에는 옵션으로 제공되었지만 오늘날에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로 통한다. 따라서 로터스 엘리제처럼 극단적인 경량 자동차를 제외한 99%의 양산차는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을 달고 있다. 이러한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 힘을 만들어내는 방식에 따라 유압식(HPS, Hydraulic Power Steering)과 전동식(EPS, Electric Power Steering), 전동유압식(EHPS, Electric Hydraulic Power Steering)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HPSEPS 이전부터 가장 널리 쓰인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이다. 파워펌프가 엔진 힘으로 유압을 발생, 운전대를 가볍게 하는 식이다. 장점은 스티어링의 선명한 피드백과 (상대적으로) 좋은 조향감. 하지만 유압으로 작동하므로 정기적인 오일 관리 및 누유에 관한 리스크가 있다. 아울러 엔진에 벨트를 걸어 유압을 발생시키는 구조적인 특성 탓에 엔진 출력을 깎아먹고 벨트 자체의 관리도 필요하다. 이는 결국 복잡한 구조로 인한 '정비의 불리함''연료 효율 하락'이라는 약점으로 이어진다.

EHPS1세대 제네시스. 2세대로 거듭나며 이를 포기하고 EPS로 돌아섰다<이미지 출처: 네이버>

이를 보완하기 위해 태어난 게 전동-유압식인 EHPS. 이 방식은 유압으로 조향을 보조하는 HPS의 기본적인 방식을 따르되 유압을 엔진 힘이 아니라 모터로써 발생시키는 것이다. 엔진에 벨트를 걸지 않으므로 연비가 좋아질 수 있고 조향감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 하지만 모터 추가에 따른 생산 단가 상승 및 복잡한 구조가 단점이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원가 부담이 적은 일부 대형차에서나 만나볼 수 있으며, 사실상 과도기적인 기술로 남아 있는 상태다.

2. HPS의 단점을 극복한 EPS

그렇다면 연비를 해치지 않고, 간단한 구조에, 생산 코스트 저감이 가능하며, 유지보수가 용이한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 없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전동식 파워스티어링인 EPS. EPS는 기존 HPS와 파워를 보조하는 방식이 다르다. 파워펌프와 오일탱크, 호스 등으로 구성되는 HPS와 달리 파워를 발생시키는 모터를 핵심으로 이를 제어하는 컴퓨터, 솔레노이드 밸브가 주요 부품에 해당한다. 이는 '모듈화', 즉 한 덩어리로 생산 및 유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품는다. 결국 생산비용을 낮춰 차값에 유리하고, 구조가 단순해 유지보수가 쉽다는 의미다. 게다가 유압식처럼 엔진 힘을 빨아먹지 않기에 연비에도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HPS 적용 차에 EPS를 적용하면 연비를 약 3%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쉬의 R-EPS. 랙 쪽에 원통형의 모터가 달려 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이러한 EPS는 모터가 스티어링 계통의 어느 부분에 붙는지에 따라 다시금 세 가지로 분류된다. 스티어링 칼럼에 모터를 다는 C-EPS, 피니언에 모터를 다는 P-EPS, 랙에 모터를 다는 R-EPS가 여기 속한다. 셋은 저마다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 C-EPS는 콤팩트하고 단가가 낮아 널리 쓰인다. 대신 실내와 가장 가까이 모터를 다니까 소음에 불리하고 PR-EPS보다 조향감이 살짝 떨어질 수 있다. P-EPSC-EPS보다 조용하고 모터 파워를 키우기 유리하지만 장착 위치를 잡기가 어려워 설계 단가가 올라간다. R-EPS는 모터 출력을 키우기 좋고 PC-EPS보다 조향감을 좋게 하기 유리하나 단가에 불리하다.

쏘나타 터보()R-EPS가 적용되었음에도 노면 피드백과 직진성이 C-EPS 적용 모델()보다 별로였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따라서 각각의 EPS들은 '상대적인 일장일단'을 가질 뿐이다. 콕 집어 어떤 타입이 좋고 나쁘다고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일부 네티즌들은 "R-EPS의 쉐보레 말리부가 C-EPS의 현대 쏘나타보다 핸들링이 좋다"고 말하지만 이걸 'EPS의 타입 때문에 벌어진 결과'라고 보는 건 많은 논란이 있다. C-EPS를 장비한 차의 핸들링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며, 반대로 R-EPS 적용 차의 핸들링이 모두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예도 있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R-EPS의 쏘나타 터보보다 C-EPS를 채용한 쏘나타 노말의 핸들링과 조향감이 더 나았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EPS는 그 타입을 불문하고 장점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이다.

3. EPS의 장점은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 더 많다.

앞서 설명했듯이 EPS는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연비에도 유리하다. 긍정적인 부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HPS는 연속된 조향으로 오일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조향감과 어시스트량이 일시적으로 변한다. 하지만 EPS는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아울러 EPS를 쓰면 조향감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모터의 저항값을 조절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응용하면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에 따라 주행감을 달리 하는 게 가능해진다. 요컨대 스포츠 모드에서는 운전대를 무겁게 만들어 안정적으로, 콤포트 모드에서는 가볍게 해서 운전을 편하게 하는 거다. 또한 전자적인 차체제어나 자동주차, 자동 카운터스티어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EPS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자꾸만 EPS를 도입한다고 해도 그들을 미워하지 말자. 지금이야 단점들이 크게 느껴지겠지만, 시간을 되돌아보면 그보다 더 크고 다양한 장점들을 누렸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원본 출처: 엔카메거진 정상현


이 블로그의 파워 스티어링 다른 관련글

파워 스티어링 오일 및 교환 시기 https://bch4518.tistory.com/21

+ Recent posts